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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 - 허가도 한참 남았는데 선생산?

Pharmboy 2025. 2. 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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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이릴리(Eli Lilly) GLP-1 Agonist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은 비펩타이드 "경구 투여+저분자화합물" 라는 조합으로 First-in-Class가 될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주목할만한 약제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Orforglipron 화학 구조

 

최근에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접하였다. 바로 출시가 되기도 한참 전에 릴리가 어마어마한 양의 Orforglipron를 대량생산하여 미리 확보한다는 것. 기사 링크

 

인상적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 오르포글리프론에 대한출시 전 재고(pre-launch inventory)’ 자산을 54810만달러 (한화 약 7,800억원)로 발표
- “출시가 1년 넘게 남은 약물을 대량 생산하는 움직임은 이례적”이라고 평가
- NDA(품목허가) 이전이라도,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출시 전에 생산한 재고의 비용을 자산으로 기록
- 오르포글리프론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는 오는 4월 발표

 

 

더욱 쉽게 표현하자면... 3상 데이터도 안나온 약을 미리 8천억원어치(원가 기준)나 생산해내는 것이다. 여러 타임라인으로 추정해보았을 때, FDA 승인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 즈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 릴리가 아무리 빅파마이고, 최근 GLP-1 제제 숏티지 이슈를 겪었다고 하더라도.. 웬만한 자신감과 승부수가 아니고서는 이런한 결정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오르포 글리프론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Evercore ISI의 애널리스트 Umer Raffat이라는 양반은 해당 오르포글리프론의 출시 전 재고가 매출 1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였다고 하니 다시봐도 어마무시한 양이다.  참고 기사 링크   (임상 실패하는 순간 100억달러는 순삭되는 것)

 

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등장이 기대되는지?

 

개인적으로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출시는 최근 반도체의 '딥시크 모멘텀'처럼 GLP-1 시장의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출시된다면  "경구 투여+저분자화합물" 조합의 최초 GLP-1 계열 약물이기 때문이다.

 

1) 경구 투여

 

주사 대신에 알약으로 약물을 투여하는게 환자 입장에서 훨씬 편리하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RIVISE 연구라는 주 1회 주사제형 GLP-1 agonist(Dulaglutide)와 1일1회 경구제형  GLP-1 agonist(Semaglutide)의 복용편의성을 설문조사한 연구결과가 있다. (2형당뇨환자 600명 대상)

: 조사 결과 76.5% 경구제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주사제형 선호는 23.5%였다. 복용법을 설명한 비디오를 보여주고, 다시 진행한 조사에서는 경구제 52.5%, 주사제 47.5% 비슷한 선호도를 보여주었다.

 

직관적으로 경구제형을 선호하고, 투여방법을 설명하였더라도 절반이 여전히 경구제형을 선호한다는 데이터는 현재 비만약 시장에서 경구투여 제제 개발로 unmet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비슷한 일례로 끊임없이 경구 인슐린 개발을 시도하는 이유이기도 하겠지...)

 

작년 다국적제약사 로슈(Roche) IR 자료에서서 7가지 비만약 개발 방향성을 제시한 바 있는데, 그 중 하나도 "경구투여와 같은 투여 편의성 개선" 이었다.

Roche IR 자료 중, 비만약 개발 방향성 5번: (경구투여와 같은) 편의성 개선

 

2) 저분자화합물

 

현재 GLP-1 Agonist는 간단히 위고비(Semaglutide), 젭바운드(Tirzepatide) 같은 펩타이드 계열 약물과 오프로글리포른과 같은 비펩타이드계열의 저분자 화합물로 나뉘어진다. 지금 제일 잘나가는 비만약들은 전부 펩타이드 계열의 주사제이다. 이런 펩타이드계열 약물의 큰 단점 중 하나는..... 경구 제형으로 하였을 때 흡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

 

위고비(Semaglutide)를 경구제형으로 품목허가 받은 리벨서스의 경구 홉수율은 0.05~0.6%(비글견, 원숭이, 사람) 수준이라고 한다. 실제로 식약처 허가사항으로 비교해보아도 위고비의 최대 투여용량은 주1회 2.4mg인 반면, 리벨서스의 최대 투여용량은 1일1회 14mg이다. 대충보더라도 주사제형 생산 대비 경구제형 생산이 제약사 측면에서도 수지타산도 안맞을 것 같고, 투여시 흡수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 빡 온다.

(참고로 이러한 펩타이드계 GLP-1 약물의 경구 흡수율을 10배 이상 개선한 우수한 기술을 지닌 디앤디파마텍과 같은 국내업체도 있다.)

 

저분자화합물은 펩타이드 계열 대비 높은 흡수율과 낮은 생산 단가가 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직까지 품목허가받은 의약품이 없어 안전성(Safety) 이슈가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허들이 있겠지만.. 오르포글리프론 2상 데이터 기준으로 기존 GLP-1 계열 의약품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보한 바 있다.

 

오르포글리프론 임상

 

2상 데이터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긴 하지만, 최대 투여용량(1일 1회 45mg) 기준, 36주차에서 최대 -14.7%의 체중감량효과를 보인 바 있다. (당뇨가 없는 비만/과체중 성인 대상)

Orforglipron 2상 데이터 중 일부 (NEJM)

 

 

릴리가 2025년 4월에 공개한다고 발표한 3상 임상은 ACHIEVE-1(NCT05971940) 임상으로 추정되며, 해당 임상에서는  2형 당뇨 성인 환자에서 오르포글리프론의 효능 및 안전성 확인을 목표로 한다. 해당 임상에서의 1차평가지표는 '40주차에서 HbA1c(당화혈색소)의 변화율'이며, 2차평가변수에 '40주차에서 체중변화율'이 포함되어 있다. 체중변화율 평가지표가 주요한 지표는 아니지만, 오르포글리프론 관련 첫 3상 데이터가 나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비만약 측면에서 이미 36주차 데이터를 2상에서 도출한 바 있기 때문에 큰 기간 차이가 없는 40주차 데이터는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겠다..)

 

때문에, 비만약으로서 오르포글리프론은 또다른 3상 임상인 ATTAIN-1(NCT05869903)과 ATTAIN-2(NCT05872620)을 더욱 주목해야할 것이다. ATTAIN-1은 당뇨가 없는 비만/과체중 성인, ATTAINT-2는 2형 당뇨가 있는 비만/과체중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두 임상 모두 1차평가지표를 '72주차에서 체중변화율'로 설정하였다. 다국가 임상이어서 글로벌하게는 2023년 6월 임상 스타트,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으로는 2023년 8월에 3상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따라서, 해당 데이터 발표는 2025년 하반기로 추정되며, 72주차 데이터 발표가 비만약으로서 Orforglipron의 진정한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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