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vs 젭바운드
국내에서 출시한 핫한 비만치료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그리고 그 후발 주자로서 2025년 내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이 두 GLP-1 agonist 중 향후 우위를 차지할 제품이 무엇이 될지 기대된다. 젭바운드는 GIP/GLP-1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을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한다(Dual Agonist). 반면에 위고비는 GLP-1을 활성화하지만 GIP는 활성화하지 않는다.
작용 기전에 대해 간단히 적는다면,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당 상승을 막고, 뇌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는 인슐린 분비를 돕고 지방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여 지방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론적으로 접근한다면 젭바운드가 위고비보다는 더 좋은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비교 임상은 어떻게 나왔을까?
일라이 릴리(Eli Lilliy)는 현지시간 2024년 12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SURMOUNT-5 3b상의 탑라인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우선 SURMOUNT-5 (NCT05822830) 3b상 임상시험은 총 751명 피험자를 대상으로 2023-04-21에 시작하여 2024-11-13에 완료하였다 (약 74주). 연구 주요 목적은 2형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지만 체중 관련 합병증이 있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피험자에서 위고비(Semaglutide)와 젭바운드(Tirzepatide)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것이었다. 1차 평가지표(Primary endpoint)는 기준선(Baseline)과 72주차의 체중변화율이다.
이 head-to-head(직접 비교) 임상에서 젭바운드(10 mg/주 또는 15 mg/주)는 20.2%, 위고비(1.7 mg/주 또는 2.4 mg/주)는 13.7%의 체중 감량을 보였다. 이는 젭바운드가 위고비 대비 약 47% 우수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젭바운드를 투약한 피험자는 22.8kg를 감량했고, 위고비를 투약함 피험자는 15.0kg를 감량했다고 하니.. 두 약 모두 놀라운 효과를 보였지만, 효능에서는 젭바운드의 판정승이다. 2차 평가지표(Secondary endpoint) 중 하나인 체중이 25%이상 감소한 피험자의 비율은 젭바운드 31.6%, 위고비 16.1%로 젭바운드에서 우위를 보였으며, 다른 주요 2차 평가지표에서도 위고비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SURMOUNT-5에서 젭바운드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의SURMOUNT 임상시험들과 유사했다고 하며, 가장 흔히 보고된 부작용은 언제나 그렇듯이 위장관(GI) 관련 부작용이었다.
(SURMOUNT-1 기준, 주요 GI 관련 부작용은 아래와 같음)
보도자료에 SURMOUNT-5 위고비 관련 safety 내용은 없었지만, 위고비의 3상 임상(2형 당뇨병 동반하지 않은 환자 대상, 68주 투여, 2.4mg/주) 중 하나인 STEP1에서의 GI 관련 주요 안전성 프로파일은 아래와 같다. (just 참고용. 직접 비교가 아니므로 어떤 것이 안전성이 우월하다 이런 판단을 내기에는 시기상조임)
더욱 디테일한 정보와 내용은 논문이 나와봐야 얄겠지만, 직관적인 판단과 마찬가지로 효능 부분에 있어서는 젭바운드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데이터가 도출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향후 매출 추이는 어떻게 될까? 아래 이벨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 매출 전망에 따르면 젭바운드가 위고비 매출을 역전하는 시기를 2027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무래도 더 우수한 데이터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미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위고비를 따라잡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2024년 말 기사 기준으로 노보노디스크가 체중 감량 치료제 시장에서 7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등 최근 분석에서는 젭바운드가 올해 위고비의 점유율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위에 서술한 비교임상 연구 결과가 시장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하는 모양이다. 글로벌데이터 연구원은 “위고비의 비만약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엄청났지만, 젭바운드를 통한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보건당국과의 협상을 통해 위고비보다 비용면에서도 효율적일 것이며, 젭바운드가 조만간 비만 시장의 선두를 차지할 것”이라고 발언하였는데, 향후에 매출 역전 구간이 앞당겨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향후에 등장할 새로운 GLP-1 제제들도 많을 테니 또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겠지..)
